남미 일상/Asunción (2016 - 2022)

파라과이에서 대학을 준비한다는 것.

celestinalee 2020. 7. 22. 07:20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나는 네이버 블로그에 일상을 공유하곤 했었는데, 이젠 티스토리를 더 많이 활용해보려 한다:)

아무래도 해외사는 사람들에게 네이버는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기도 하고, 구글 검색도 더 많이 나오고.. 다들 옮겨가는 추세이다 보니 나도 결국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다.

아직은 로그인 하는게 많이 불편하지만... (그놈의 계정 인증)

남미에서 내가 살게 된 지도 어연 4년이다. 이천십육 년 이월 이십일 일, 곧 내가 이 곳에 온 지 5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 나는 곧 열여덟이 된다.

이젠 제법 해외에 산다는 게 뭔지 익숙해지고 있는 기분이다. 늘 그리움에 잠을 못 이루긴 하지만 나를 더 사랑하고 있다. 여유롭게, 느리게 사는 법을 배웠고 내 나름대로의 아픔도 이젠 나름 보듬어 줄 수 있다.

내가 quarantine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에도 나름 버틸 수 있는 건 결국 시간의 지남에 따른 익숙함 덕분이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코로나가 시작됐었더라면 아마 나는 버티지 못하였을 것이다. 본래 계획대로였더라면 스페인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을 고3의 내가 이렇게 집에서 병아리를 키우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까닭은 결국 코로나 덕분이다. 억울하고 짜증이 나지만 이제는 하나의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긍정적이려고 노력해서가 아니라 이 생활 속에서도 나름의 교훈이 있었던 것 같다. 좁은 이민사회에서 지쳐갔던 나에게 주는 여유시간이랄까, 억지로 좋아하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을 내 마음속에서 지우기도 하고, 잊혀 지냈던 그리운 이름들에 눈물이 흐리기도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 치부하기에 나의 quarantine은 이루지 못하는 밤과 그리움의 연속이었다.

 

여하튼, 나는 대학교를 파라과이에서 준비할 것 같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참 기특하다. ㅋㅋㅋ

나름대로 미리 조사해둔 것 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염두에 두었던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은.."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쉬움도 컸지만 사실 안도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아마 의대 쪽으로 준비할 것 같다. 사실 내가 정말로 의대에 가고 싶은 지는 의문이다. 내가 원하면 다른 쪽으로 갈 수 있긴 하지만 사실 스스로의 명예욕이 80%이다ㅋㅋㅋ부모님이 이 일에 긍정적인 가는 물론이고 한국인이라면 사실 모두 의대를 꿈꾸니... 이런 기회가 있을 때 노력이라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별로면 때려치우지 뭐!라는 생각이 크지만ㅋㅋㅋ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며 나도 저렇게 일에 미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ㅋㅋㅋㅋㅋ 내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가 멋있는 일이기도 하고. 아직은 동기나 계기가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난 사실 뼈 문관데ㅠㅠㅠㅠ외교관의 꿈을 저버리지 못했다) 그래도 이왕 하는 거 미친 듯이 준비하고 한 번에 합격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알아본 바로는 파라과이의 의대 (medicina)는 크게 2가지 길이 있는 것 같은데, UNA(universidad nacional de Asuncion; national university of asuncion)와 UCA (universidad catolica de Asuncion, catholic university of Asuncion) 이렇게 두 가지가 있는데 느낌은 서울대학교와 서울 가톨릭대학교 같은 느낌... 이긴 하다만( 국립대학교와 사립-종교계열 대학이라는 점에서) 내가 듣기론 우나는 교수진이 영별로라고 한다. 내가 UBA(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립대학)을 알아봤을 때도 시설이 오래돼서 열악하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음... 파라과이 우나도 다를 바 없을 거라 본다.. 심하면 심하겠지..

(중학교 2-3 학년을 사공 립 학교에 다니다 보니 공립이라면 지긋지긋하다ㅠㅠㅠ) 

학비 차이는 많이 나더라도 나는 UCA 쪽으로 생각 중이다:) 졸업을 반년 일찍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취직도 그렇고 알아보니 무조건 공립이 최고는 아닌 것 같더라는게 내 결론이다. 어쨌든 의사라는 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행운이니까.

나름 기대도 되고 무섭기도 하고. 실감이 안 나 기도 하고. 이제 내 생일이 15일 정도 남았는데 하하 나이 먹는 게 무서워진다 정말.

아직 철은 덜 들었지만 미리미리 대학 준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