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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일상/Asunción (2016 - 2022)

(7시간 후 시험이지만🥲)

by celestinalee 2021. 12. 4.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안녕 예나야! 음ㅁ 내가 제일 힘들었을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의 나니까 너는 지금 11살이겠구나.
믿기진 않겠지만 나는 1달 후면 21살이 되는 2021년의 예나라구 해
그때쯤에 아마 황후남 선생님이랑 매주마다 새싹일기에 글쓰는 거에 빠져있을때였지?
그때 친구들이랑 대왕산이었나 내려오면서, 미래에 우리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떠들었던것도 기억이 난다.
벌써 내가 그 나이가 되어있네ㅋㅋㅋㅋ
그때의 나는 부모님의 직업이었던 선생님이란 직업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겠지만
놀랍게도 난 의대를 준비하고 있어ㅋㅋㅋㅋ
초등학교 1학년때도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으니 그리 놀랍지는 않을 수도 있으려나?

난 지금 파라과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어. 어릴때 한번 들어본 적 있지?
그 머나먼 나라가 이제는 제 2의 고향일 만큼의 시간이 흘렀어.
어릴때부터 항상 외국에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잖아. 아, 그때쯤에 우리 필리핀도 다녀오고, 일본도 다녀왔는데.
여하튼 스페인어를 한국어보다 더 많이 쓰면서, celeste라는 이름으로 살고있어.ㅋㅋㅋ
너무 당황스럽겠다. 당연히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구반대편에서 대학을 준비하고 있는게 내 10년 후의 모습이라니ㅋㅋㅋ
그때쯤 내 미래를 떠올리던게 아직 생각이 나는데, 정말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나는 생각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있어. 초등학교 4학년때즈음의 내가 학교에서 3등을 했던게 생각이 나네.
수학이 많이 힘들었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왜 그리 공부가 싫었을까 싶다.
그때의 나도 비오는 날이면 맨발로 운동장 진흙을 밟고 뛰어다녔었지ㅋㅋㅋㅋㅋ
가끔 기도의 동산에 올라가서 울기도 하고.
버찌도 많이 따먹고…ㅋㅋㅋㅋㅋ생각보다 추억이 많다.
아직도 나 명성이랑 연락하고 지낸다? 신기하지ㅋㅋㅋ
그때즈음에 명성이랑 다이어리 만들고 지냈던 거 같은데
엄마가 그런거에 시간 허비하지 말라고 해서 많이 속상했었지.
그때는 정말 엄마아빠한테 많이 눌려 살았었던 것 같아.
하고싶은게 뭔지도 모른채, 그저 해야하니까 학원에 가고, 잘못했으니까 혼이 났던…그때가 생각이 난다.

일본어는 막 배우기 시작했겠구나. 그때는 가타카나를 더듬더듬 읽어내려갔었는데ㅋㅋㅋㅋ
지금은 일본어로 대화도 할만큼 실력이 많이 늘었어. 조금이나마 일어로 성경도 볼 줄 알고ㅋㅋㅋㅋ
바이올린은 그때 잠깐 쉬었었지? 5학년때부터 오케스트라 연습에 들어갔으니까ㅋㅋㅋ
하모니카를 한참 배우던 시기였었지 참.

이렇게 쓰고 보니까 그때의 나도 참 멋있었던 것 같아.
파워포인트 자격증도 땄었고…ㅋㅋㅋ 어쩌면 지금의 나보다 더 바빴었네.
많이 힘들었겠다. 항상 기댈 사람이 없어서 많이 외로워하던 시기였잖아.
그러면서 일본어를 배우고…지금 보면 전화위복이네ㅋㅋ
혼자 지내는 게 힘들어서 일기라도 자유롭게 쓰고싶어 배운 언어가, 결국 내 자존감이 되다니.

지금의 나는 꽤 잘 지내고 있어.
내가 얼마나 잘 지내는지 전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글이 막 써지잖아.ㅋㅋㅋ
많이 힘들었지. 그때의 내가 정말 대단하고 멋있지만, 꼭 하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친구들이랑 더 많이 놀으라는 말이야.
친구들한테 속마음 깊이 쌓여있던말도 다 해보고,
친구집에 뻔뻔하게 놀러가기도하고ㅋㅋㅋㅋ그렇게 지내봤으면 좋겠어.
나한테 놀 수 있었던 시간은 지금보니 딱 그때가 전부였거든.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들이랑 그렇게 보고 지내는것도, 아니 한국에 있는것도
앞으로 3년후면 다신 없을 일이니까.

난 요즘 수족관이 그렇게 가고싶더라. 그때쯤에 여수 박람회에서 고래도 봤었나??
그때 기프트샵에 있던 북극곰인형이 진짜 갖고싶었는데ㅋㅋㅋㅋ
기회가 된다면 그것도 샀으면 좋겠어. 나 인형 한국에 다 버리고 와서
길다란 소세지 하나만 맨날 껴안고 자거든.ㅋㅋㅋㅋㅋ

그냥 하고싶은걸 후회없이 다 해봤으면 좋겠어.
내가 해봐서 말하는건데 공부는 중학교때해도 늦지 않더라ㅋㅋㅋㅋ:)

그리고…네 인생에서, 적어도 앞으로 10년후동안 일어날 일 중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니
조금만 버텨줬으면 좋겠어. 수고했어:)
스물한살의 나도 감당하지 못할 일을 대신 견뎌줘서 고마워.
앞으로 더 열심히 할께! 내년에 입학시험 있는데
꼭 좋은 결과 가지고 와서 얘기해줄게:)

잘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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