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안녕 예나야! 음ㅁ 내가 제일 힘들었을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의 나니까 너는 지금 11살이겠구나.
믿기진 않겠지만 나는 1달 후면 21살이 되는 2021년의 예나라구 해
그때쯤에 아마 황후남 선생님이랑 매주마다 새싹일기에 글쓰는 거에 빠져있을때였지?
그때 친구들이랑 대왕산이었나 내려오면서, 미래에 우리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떠들었던것도 기억이 난다.
벌써 내가 그 나이가 되어있네ㅋㅋㅋㅋ
그때의 나는 부모님의 직업이었던 선생님이란 직업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겠지만
놀랍게도 난 의대를 준비하고 있어ㅋㅋㅋㅋ
초등학교 1학년때도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으니 그리 놀랍지는 않을 수도 있으려나?
난 지금 파라과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어. 어릴때 한번 들어본 적 있지?
그 머나먼 나라가 이제는 제 2의 고향일 만큼의 시간이 흘렀어.
어릴때부터 항상 외국에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잖아. 아, 그때쯤에 우리 필리핀도 다녀오고, 일본도 다녀왔는데.
여하튼 스페인어를 한국어보다 더 많이 쓰면서, celeste라는 이름으로 살고있어.ㅋㅋㅋ
너무 당황스럽겠다. 당연히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구반대편에서 대학을 준비하고 있는게 내 10년 후의 모습이라니ㅋㅋㅋ
그때쯤 내 미래를 떠올리던게 아직 생각이 나는데, 정말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나는 생각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있어. 초등학교 4학년때즈음의 내가 학교에서 3등을 했던게 생각이 나네.
수학이 많이 힘들었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왜 그리 공부가 싫었을까 싶다.
그때의 나도 비오는 날이면 맨발로 운동장 진흙을 밟고 뛰어다녔었지ㅋㅋㅋㅋㅋ
가끔 기도의 동산에 올라가서 울기도 하고.
버찌도 많이 따먹고…ㅋㅋㅋㅋㅋ생각보다 추억이 많다.
아직도 나 명성이랑 연락하고 지낸다? 신기하지ㅋㅋㅋ
그때즈음에 명성이랑 다이어리 만들고 지냈던 거 같은데
엄마가 그런거에 시간 허비하지 말라고 해서 많이 속상했었지.
그때는 정말 엄마아빠한테 많이 눌려 살았었던 것 같아.
하고싶은게 뭔지도 모른채, 그저 해야하니까 학원에 가고, 잘못했으니까 혼이 났던…그때가 생각이 난다.
일본어는 막 배우기 시작했겠구나. 그때는 가타카나를 더듬더듬 읽어내려갔었는데ㅋㅋㅋㅋ
지금은 일본어로 대화도 할만큼 실력이 많이 늘었어. 조금이나마 일어로 성경도 볼 줄 알고ㅋㅋㅋㅋ
바이올린은 그때 잠깐 쉬었었지? 5학년때부터 오케스트라 연습에 들어갔으니까ㅋㅋㅋ
하모니카를 한참 배우던 시기였었지 참.
이렇게 쓰고 보니까 그때의 나도 참 멋있었던 것 같아.
파워포인트 자격증도 땄었고…ㅋㅋㅋ 어쩌면 지금의 나보다 더 바빴었네.
많이 힘들었겠다. 항상 기댈 사람이 없어서 많이 외로워하던 시기였잖아.
그러면서 일본어를 배우고…지금 보면 전화위복이네ㅋㅋ
혼자 지내는 게 힘들어서 일기라도 자유롭게 쓰고싶어 배운 언어가, 결국 내 자존감이 되다니.
지금의 나는 꽤 잘 지내고 있어.
내가 얼마나 잘 지내는지 전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글이 막 써지잖아.ㅋㅋㅋ
많이 힘들었지. 그때의 내가 정말 대단하고 멋있지만, 꼭 하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친구들이랑 더 많이 놀으라는 말이야.
친구들한테 속마음 깊이 쌓여있던말도 다 해보고,
친구집에 뻔뻔하게 놀러가기도하고ㅋㅋㅋㅋ그렇게 지내봤으면 좋겠어.
나한테 놀 수 있었던 시간은 지금보니 딱 그때가 전부였거든.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들이랑 그렇게 보고 지내는것도, 아니 한국에 있는것도
앞으로 3년후면 다신 없을 일이니까.
난 요즘 수족관이 그렇게 가고싶더라. 그때쯤에 여수 박람회에서 고래도 봤었나??
그때 기프트샵에 있던 북극곰인형이 진짜 갖고싶었는데ㅋㅋㅋㅋ
기회가 된다면 그것도 샀으면 좋겠어. 나 인형 한국에 다 버리고 와서
길다란 소세지 하나만 맨날 껴안고 자거든.ㅋㅋㅋㅋㅋ
그냥 하고싶은걸 후회없이 다 해봤으면 좋겠어.
내가 해봐서 말하는건데 공부는 중학교때해도 늦지 않더라ㅋㅋㅋㅋ:)
그리고…네 인생에서, 적어도 앞으로 10년후동안 일어날 일 중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니
조금만 버텨줬으면 좋겠어. 수고했어:)
스물한살의 나도 감당하지 못할 일을 대신 견뎌줘서 고마워.
앞으로 더 열심히 할께! 내년에 입학시험 있는데
꼭 좋은 결과 가지고 와서 얘기해줄게:)
잘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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